이날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돼지농장에선 기르던 돼지가 이상 증세를 보여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한강 이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신고 농가에 초동 방역팀을 투입했다. 방역팀은 농가 인근을 소독하고 사람과 가축, 차량 등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되면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포시에서도 발병이 확인되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전파력과 생존력이 강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한강을 넘어 전국적으로 퍼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파주와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돼지 세 마리가 폐사하고 1만5000여 마리는 살처분됐다.
양돈 컨설팅 업체인 정P&C연구소는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돼지 100만 마리가 살처분되고 축산업과 사료업 등에 1조8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에선 앞으로 3주 동안 추가 발병을 차단하는 게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23일을 '일제소독의 날'로 정하고 전국 돼지 농가 6300여 곳을 소독한다. 전날 제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에 비를 몰고 오면서 소독용 생석회가 씻겨 내려갔을 위험이 있어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소독약과 생석회 도포 등 그간의 방역 조치들을 조속히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