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의류 코너와 리빙관에 베이커리와 카페를 입점시키는 파격적인 시도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사람들이 쇼핑을 위해 장시간 머무르는 공간에 외식 매장을 도입해 집객 효과를 높인다는 계산이다.
롯데쇼핑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 백자동 3층 리빙관에 영업면적 166㎡(약 50평) 규모의 안마의자 카페 ‘칠링칠러’를 오픈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웃렛 특성상 걷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고려해 안마의자 전문 브랜드 ‘브람스’와 협업해 37개 전 좌석을 안마의자로 배치했다.
‘칠링칠러’ 카페는 국제 스페셜티 커피협회(SCA)가 평가한 80점 이상 등급의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도 준비해 아메리카노를 4800원에 판매하고, 음료 1개당 20분간 안마 의자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임현정 롯데백화점 임현정 바이어(상품기획자)는 “고객들이 식당가를 찾아 이동하지 않아도 쇼핑 중간중간 쉴 수 있도록 안마의자를 갖춘 힐링카페를 기획했다”며 “오래 걸어야 하는 아웃렛의 특성상 많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유통업체들의 카페 및 베이커리 유치도 확대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베이커리 ‘베키아에누보’를 본점 4층 영캐주얼관을 비롯해 강남점, 영등포점, 대구점, 센텀시티점에서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무역센터 5층 여성패션 코너에서 카페 ‘마이알레’과 목동점 3층 여성패션층에서 ‘이스팀커피’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본점 8층 리빙관에 ‘이도 카페’를 열었다.
유통업계가 경쟁적으로 식음료 매장을 유치하는 이유로는 집객 효과가 꼽힌다. 파격 배치된 이들 F&B 매장은 고객들이 쇼핑 중에 백화점 지하에 있는 식품관이나 꼭대기 층에 위치한 식당가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창동점에 입점한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에 식음료 매장을 추가하면서 오픈 첫 2주간 점포 매출이 60% 넘게 늘었다. 백화점들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션층과 최근 성장세가 매서운 리빙관에 카페나 베이커리를 입점시키는 이유도 같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카페 실적 역시 좋다는 점에서도 일석이조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8층 리빙관에 있는 ‘케이브 홈 카페’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이 기존 목표 매출의 180%를 달성했다. 더불어 본점 4층 여성 시니어의류 층에 입점한 ‘곤트란쉐리에’ 베이커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신장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 2층 패션층에 들어선 플랜테리어(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 카페 ‘그리니쉬’ 역시 5개월간 7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동행한 여성 고객의 쇼핑을 기다리는 남성 고객들의 휴식 장소로 인기가 높아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의 ‘그리니쉬’ 카페 고객의 60%는 남성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