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파트값 0.21% 올라… 경기권서 과천 다음으로 상승폭 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성남시 아파트 매매가는 0.21% 올랐다. 경기권에서는 요즘 핫한 과천시(0.64%) 다음으로 상승폭이 크다. 경기도 전체(0.06%)와 비교하면 오름폭이 4배 가까이 높다. 성남시 아파트값은 7월 1일부터 17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원구 중앙동 중앙힐스테이트 1차 전용면적 59㎡는 얼마 전 5억2500만 원에 팔렸다. 한 달 전보다 2000만~3000만 원 오른 것이다. 인근 롯데캐슬 아파트 전용 85㎡는 올해 초 6억3200만원에서 최근 6억8300만 원으로 시세가 뛰었다.
중앙동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과 판교의 업무단지 배후지역이다 보니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이곳 구도심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호가가 뛰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구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9억5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종전 최고가보다 4000만 원 올랐다.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51㎡도 12일 최고가인 8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성남 구도심 아파트값 상승은 수정구와 중원구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본격화된 영향도 크다. 성남시는 1970년대 도심 개발을 위해 서울 철거민이 대거 이주하면서 주택 밀집도가 높고 주거 환경이 열악했지만, 구도심의 경우 아래로 분당과 판교, 위로는 위례가 신도시로 개발되는 동안 줄곧 개발에서 소외돼 그 사이 주택 노후화가 심화됐다.
이에 성남시는 올해 3월 ‘2030 성남시 도시ㆍ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재개발 구역 5곳과 재건축 예정지 10곳을 새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재개발사업지는 수진1ㆍ신흥1ㆍ태평3ㆍ상대원3ㆍ신흥3구역 등 5곳, 재건축 단지는 한신ㆍ선경논골ㆍ삼익금광1차ㆍ삼익상대원ㆍ성남현대ㆍ두산ㆍ황송마을ㆍ일성ㆍ청구ㆍ선경상대원 등 10곳으로 지정하고 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성남에서는 2년 전 분양한 산성역 포레스티아를 필두로 대단지 정비사업이 대거 추진되고 있다”며 “수정구에서 위례신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하지만 원도심 개발 등 정비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성남 구도심에서 첫 분양한 ‘산성역 포레스티아’ 아파트 전용 85㎡ 시세는 올해 상반기 8억 510만원에서 하반기에 8억5600만 원대로 뛰었다. 입주권도 같은 기간 8억5000만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랐다. 산성역 포레스티아가 내년 7월 입주를 앞두고 관심이 높아진 게 신흥2구역 등으로 확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통 호재도 성남 구도심 집값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7년에는 위례와 강남을 잇는 위례신사선이, 2021년에는 성남 외곽순환도로가 확장 개통될 예정이다.
현재 성남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철거가 95% 이상 진행된 수정구 신흥2 재개발구역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곳으로 4700여 가구의 대단지로 변신한다. 산성구역(3372가구), 산성역 포레스티아(4089가구)와 함께 성남 구도심을 대표하는 대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 구역의 전용 85㎡짜리 입주권은 감정가에 4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이미 6억5000만 원 수준까지 가격이 뛰었다. 신흥2구역의 일반분양은 당초 올해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철거 등 사업이 지연되면서 내년 상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성남 구도심에 노후 주택이 많아 갈아타기 수요가 넘쳐나는 데다 서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춘 만큼 앞으로 분양시장은 흥행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서울은 집값이 너무 비싸고 전방위적으로 규제에 묶여 있고 인근 분당신도시는 투기과열지구, 위례는 전매 제한 8년이라는 부담이 있어 무풍지대인 성남 구도심이 반사이익을 계속 누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