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세탁기, 광군제 역대 최고 판매…공청기ㆍ김치냉장고ㆍ에어컨 틈새시장 성공
크기는 줄이고 성능은 강화한 미니 가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3인 이하 가족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자 가전기업들은 이에 맞춘 소형 가전 출시로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대우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판매량 2만6000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4초에 1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한 달 판매량의 5배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누적 판매로는 10만 대를 넘었다.
이 제품은 세탁 용량이 3㎏으로 두께 30.2㎝ 초슬림 제품이다. 벽면 설치가 가능하고 별도의 거치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공간 효율성,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물을 넣고 꺼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니 가전은 이미 국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에어컨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중소형 주거공간이 늘어나면서 이동식과 창문형 에어컨이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신일산업은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했고,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홈쇼핑 방송 등에서 준비된 물량을 모두 소진하며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LG전자도 1인 가구를 겨냥해 냉방면적 26㎡(8평형)용 실외기 일체형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했다.
에어컨 설치 타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은 기존 투인원(2 in 1)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이 늘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GfK는 “작년 폭염의 경험으로 스탠드 에어컨의 잠재 수요 계층인 1인 가구 소비자가 늘었으며, 스탠드 에어컨은 가족 세대에 적합한 투인원 제품보다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떼었다 붙이는 ‘블록형’ 방식의 가전제품으로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는 1도어에서 4도어까지 다양한 모델로 구성돼 소비자가 가족 수,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조합할 수 있게 했다.
위니아대우의 소형 다목적 김치냉장고인 1도어 스탠드형도 다양한 식재료를 보관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1인 가구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인 가구를 겨냥 ‘주류 전용 모드’를 추가했다. 이 기능은 소주ㆍ맥주 등 주종에 따라 가장 맛있는 온도로 각기 보관 가능하다. 김치를 많이 보관하지 않는 1인 가구를 겨냥한 특색 있는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LG전자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결합할 수 있는 통돌이 세탁기 ‘미니워시’를 출시했다. 고객들은 미니워시만 구매하면 드럼세탁기나 건조기와 결합해 트윈워시로 사용할 수 있다. 트롬 건조기 하단에 미니워시를 결합해 사용하는 고객도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
LG전자가 야심 차게 준비한 휴대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미니’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3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퓨리케어 미니 공기청정기는 상반기 대만과 홍콩 등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등으로 보폭을 넓혔다.
LG전자는 연내 미국과 러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 출시 국가를 10여 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500㎖ 생수 한 병과 비슷한 무게로 자동차, 유모차, 사무실, 캠핑텐트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니 가전 전성시대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17년부터 30년 동안 연평균 9만1000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1인 가구 비중은 2017년 28%에서 2047년 37%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부부 가구 비중은 매년 5만7000 가구가 증가하지만, 부부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구는 연 8만4000 가구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인ㆍ소형 가구가 증가하면서 과거 아파트 소형 평수가 인기를 끄는 등 주거의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났다. 그리고 주거 환경의 변화로 가전제품의 크기가 다양해졌다”면서 “크면 클수록 좋은 거거익선(巨巨益善) 대표 가전인 TV를 제외한 미니 가전, 소형 가전은 더욱 빠르게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