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자산관리 신규 규정으로 중국의 사모투자(PE)와 벤처캐피탈(VC)의 자금모집이 불황기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PE와 VC의 자금 모집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새로운 규정에 따라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들어가면서 중국 사모시장 자금모집이 불황을 맞게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PE와 VC에 모집 완료된 펀드 수는 271개이며 규모는 63조6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 모집 완료된 펀드수가 561개, 91조 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이처럼 중국 사모시장의 자금모집 불황이 닥쳐온 이유는 중국 정부의 자산관리 신규규정 때문이다. 중국은 2017년 11월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등을 통솔하는 최상위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레버리지 대상 불분명, 투자빈도, 폭리 등에 대해 집중 단속하고, 제한적인 은행 등의 개인 LP 모집, 리스크 통제 강화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글로벌 사모시장 펀드모집 규모는 911조 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특히 북미, 유럽이 각각 전년대비 7.9%, 4.2%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는 전년 대비 26.5%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중국의 사모시장 자금모집 규모가 하락한 영향 탓이다.
심정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PE와 VC의 자금 모집 수요는 많은데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설립되면서 규정이 새롭게 바뀌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단 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로인해 대형 유명 PE와 VC 위주로 자금이 몰리고 중소형 업체들은 자금 모집을 못하는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사모시장의 자금모집 불황이 국내 투자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심 연구원은 “중국 내부 자금이 한국향으로 많이 투자되어야 영향을 미칠텐데 최근들어 중국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중국 내 리스크 통제를 위한 규정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업계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련 IB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에서 M&A(인수합병)를 시도할 만한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장비회사 등 핵심 소재 산업과 관련된 업체들에는 관심을 보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중국계 자본이 크게 들어올 만한 M&A 사례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PE와 VC 성장 과정을 통해 국내 투자업계가 교훈을 삼고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0년 초반 미국 닷컴버블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가 전세계 VC 투자금액 90%를 차지하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2008년 이후 글로벌 VC 시장에서 중국은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글로벌 VC 투자금액 점유율은 미국44%, 중국 24%, 일본 12% 등으로 전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심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자본을 의식하면서도 PE와 VC에 대한 시장을 조금씩 개화하고 기업들을 부양하고 성장시키면서 점유율을 높여왔다”며 “반면 한국은 혁신기업도 많이 있고 기술도 해외에서 많이 인정 받지만 유니콘 기업에 대한 성과는 낮은 상황에서 중국의 PE와 VC 성장 사례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