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정장 입고 입가엔 미소'…추미애 장관 취임사 '개혁'만 17번 강조

입력 2020-01-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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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직원들에 농담 건네며 편안한 분위기…오늘부터 공식 업무 돌입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담담한 표정으로 취임사를 읽어내려가던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은 '개혁'을 말할 때는 단호했다.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 날과 같이 파란색 정장을 입고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강당에 들어선 추 장관은 법무부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며 단상을 향해 걸어갔다. 직원들은 추 장관이 들어오자 모두 일어서 손뼉을 치며 환영했다.

이날 추 장관의 취임사는 검찰 개혁에 방점이 찍혔다. 12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취임사에서 ‘개혁’이란 단어를 17회 말했다. ‘검찰’은 15회 언급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임식에서는 개혁과 검찰을 각각 10회, 17회 언급한 바 있다.

추 장관은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개혁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면서 “검찰개혁은 그 어려움 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이제는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적 염원 속에 통과된 검찰개혁 법안이 법무 현장에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시행령 정비는 물론 조직문화와 기존 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꿔내는 ‘개혁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법무부와 검찰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인용했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알 속에서 껍질을 쪼고, 어미 닭이 알 밖에서 껍질을 깨는 두 일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추 장관은 취임사를 읽는 중간중간 직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추 장관은 자신의 검찰개혁 발언에 박수가 나오자 “박수 치셨으니까 약속하신 거죠”라며 화답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추진 중인 법무부 탈검찰화 등 개혁 과제 수행과 법무부 위상 회복, 인권 강화에 대한 발언을 마치고선 “제가 당부드리는데 박수 한 번 쳐 주시죠”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직원들이 박수로 호응하자 “박수 소리는 다 녹음이 돼서 여러분들 약속 지키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임식을 마친 추 장관은 청사에 머물며 이날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검찰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달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8기 이하를 대상으로 인사검증 자료를 요청하고, 청와대는 최근 28~30기 검사들에 대한 세평 수집을 경찰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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