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의 8K 논쟁은 '소비자 판단'이 가장 중요
한종희 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0' 행사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LED TV를 비롯한 삼성의 TV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한 사장은 "마이크로 LED 더월은 오늘도 변하고, 내일도 변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상당히 빨리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75형ㆍ88형ㆍ93형ㆍ110형 등 홈 엔터테인먼트 용으로 적합한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선보이며, 일반 가정에서도 최고의 시청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더 월 라인업을 완성했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마이크로 LED 제조 공정에서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칩 전사공정의 기술 진전을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전사 기술이 확보된다면 한 번에 수십만 개 마이크로 LED 칩을 동시에 붙일 수 있어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 사장은 마이크로 LED 가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하반기 론칭 때 밝히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로 LED 판매량 목표에 대해선 "B2B(기업간 거래) 쪽을 중심으로 판매했는데, 공장 캐파가 정해져있어서 그 캐파만큼 팔았다"며 "앞으로 캐파를 늘려서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생산 캐파는 1000대에 못 미친다.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인 데다, 주문 생산인 탓이다.
한 사장은 "지금은 마이크로LED를 알려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경쟁력을 갖추면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판매량)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70~80형대에서 QLED 8K 베젤리스와 고객층이 겹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마이크로LED가 색이 깊고, 컬러도 더 풍부하기 때문에 겹치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비싸지만 새로운 제품을 산다고 하면 마이크로LED를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해도 삼성전자의 QLED-마이크로LED 투트랙 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한종희 사장은 "QD 역시 QLED TV의 한 종류"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지금 QD 투자를 시작한 단계라 어느 정도 (양산 시기가) 가시권에 들어오면 출시 시기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전자와의 8K 화질 논쟁에 대해선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 보단 좀 더 나은 걸 갖고 경쟁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 8K QLED TV 화질은 선명도(CM)가 국제 기준치에 미달한다"고 주장하며 화질 논쟁이 시작됐다. 이후 두 회사는 각각 기자간담회와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비방전을 이어간 바 있다.
한 사장은 "경쟁사만 리얼 8K면 우리 제품 사는 사람들은 뭐에요?"라며 "어차피 시장에서 많이 선택해야 그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종희 사장은 결국 화질 선명도(CM)를 50% 이상으로 올려 CTA 인증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CM은 과거 브라운관 시절의 개념이라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평가 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9월경에 CTA에서 CM 관련 규정을 만들었고, 어려운 게 아니라 거기에 맞춘 것으로 알아주시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