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LPG차 330만 대까지 증가 전망…국내 LPG 수송용 수요 확대도 기대
국내 액화석유가스(LPG)차 등록대수가 10년 만에 상승 반전했다. 지난해 3월 LPG차에 대한 규제가 폐지되면서 LPG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대한LPG협회는 12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 1월말 현재 LPG차 등록대수는 모두 202만2935대로, 전월 대비 1215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LPG차 등록대수가 2010년 11월 245만9155대로 최고점을 찍고 내리 감소한 이래 9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내 LPG자동차 등록대수는 2010년 11월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43만여 대가 줄었다. LPG차는 일반인이 사용할 수 없고,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 및 택시 등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어 시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LPG차에 대한 규제가 37년만에 사라졌고, 규제 폐지 이후 LPG차 감소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LPG차 감소대수는 1664대로 규제 폐지 전 월평균 감소대수가 5000대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감소세가 줄어든 데 이어 이번 달에는 LPG차 등록대수가 작년 12월보다 1215대가 늘어나며 상승 반전했다. 이는 규제 폐지로 일반인도 제한 없이 LPG차량을 구매하게 되면서 LPG차 판매대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000년대 초중반 급증했던 LPG차의 폐차 물량이 다소 줄어든 것도 LPG차 상승세 전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미세먼지 문제와 디젤게이트 여파로 경유차 판매가 주춤하고, 상대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적은 친환경 LPG차량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된 점이 판매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규제 폐지 이후 LPG차 월평균 판매대수는 1만2022대로, 규제 폐지 직전인 지난해 1분기 월평균 판매대수 8229대와 비교하면 무려 46%가 증가했다. LPG차 판매점유율을 살펴보면, 규제 폐지 전인 2019년 1분기 6.8%에 머물렀다가, 2분기부터 8.5%, 3분기 9.2%, 4분기 9.9%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등 대중적인 승용차 LPG 모델의 일반인 판매가 늘어났고, 특히 국내 유일 SUV LPG 차량인 르노삼성 QM6가 큰 인기를 끌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기아 봉고3 등 LPG 1톤트럭도 정부의 친환경 트럭 전환 지원사업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면서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국내 LPG 수송용 수요도 LPG차 시장의 반등이 기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규제 폐지 이후 LPG 신차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10%에서 최대 15% 수준으로 추정되며, LPG차 운행대수가 2030년에는 282만~33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지난해 국내 LPG 수요도 증가했다. 2018년 대비 11.3% 증가하며 최초로 1000만 톤을 넘어선 것. 경쟁 연료 대비 가격경쟁력이 개선된 석화용(프로판) 및 산업용 수요가 대폭 증가했고, 배관망 사업 등의 영향으로 가정상업용 프로판 수요도 늘어나면서 총 1043만6000톤을 기록했다.
이필재 대한LPG협회 회장은 “LPG차가 미국에서는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스쿨버스로 운행되고 있고, 유럽에서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에도 제한없이 운행 가능한 배출가스 1등급 차량으로 지원받고 있다”며 “환경 부담이 큰 중대형 화물차나 버스 시장에도 진입하여 LPG차가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