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 보유한 주요 상장사들이 현금 배당성향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이어나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이투데이와 에프앤가이드가 이들 상장사 중 실적과 배당을 발표한 49곳(2월 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현금배당성향(배당금/지배주주순이익)은 59.75%로, 전년(25.29%)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배당총액은 3400억 원으로 3615억 원이던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년 연속 3000억 원대를 유지했다.
앞서 2016년과 2017년의 배당총액이 각각 2150억 원, 2639억 원에 머무른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현금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S&T모티브(799.3%), LG전자(434.21%), 현대중공업지주(156.18%) 순으로, 모두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적게는 절반, 많게는 1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배당총액은 늘리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와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이 지난해 들어 처음 10%를 넘은 기업이다.
주요 기업별로는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코스맥스(14.17%)의 배당총액이 지난 2017년 30억 원에서 이듬해 60억 원, 지난해엔 90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현금배당성향 역시 같은 기간 15.98%에서 28.41%까지 올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지만 배당을 키웠다.
네이버는 배당총액이 459억 원에서 547억 원으로, 배당성향은 7.07%에서 9.38%로 늘었다. 네이버는 지난 3년간 순이익이 꾸준히 감소했음에도 배당 관련 지표는 반대로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배당 압박을 했던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현금배당성향이 33.55%로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최근 3년새 5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달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13개 상장사 중 65개사의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5%로 기준을 잡았으면 앞서 언급한 기업 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사들도 포함이 된다.
이에 따라 향후 국민연금의 주주참여활동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투자 목적의 경우 단순투자 목적과 달리 배당 및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 관련 주주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로드맵에 따라 주주참여활동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