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액이 이달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4월이 더 위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의 전체 순발행액은 1조7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회사채 발행액은 3조9678억 원, 상환액은 2조8943억 원어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 3조162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이달 말까지 회사채가 추가 발행되더라도 큰 폭의 감소가 확실시된다.
채권 순발행액은 발행액에서 만기 상환액을 뺀 액수를 뜻한다.
채권 발행시장에선 기존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비슷한 액수의 회사채를 발행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차환 발행’이 흔히 이뤄지기 때문에 발행액보다 순발행액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지표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순발행액이 급증했던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고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달 들어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채권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차이인 스프레드가 연일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조건이 불리해지자 순발행액도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하나은행(AA)과 키움캐피탈(BBB+), 포스파워(AA-) 등에서 잇달아 미매각이 발생했다.
증권가에선 기업들의 자금 조달 위기가 다음 달 더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3월은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 등이 맞물려 회사채 발행이 많지 않은 데 반해, 발행이 많아지는 4월엔 자금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에 발행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만 90곳이고, 규모는 1조3000억 원 안팎”이라며 “위축된 투자심리가 계속되면 수요예측 흥행이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