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사용 고객 모셔라" 유통가 보복소비 겨냥 마케팅 '활활'

(사진제공=이베이코리아)

13조 원 규모의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 시작에 맞춰 유통업계에서 고객 모시기가 한창이다. 재난지원금을 직접 쓸 수 있는 편의점은 품목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고, 대형마트는 2700여 임대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마케팅과 함께 대규모로 생필품·먹거리 할인전에 나서 맞불을 놓는다. 사용처로 지정되지 못한 백화점과 이커머스 역시 재난 지원금 지원에 따른 여유 자금 수요를 끌어당기기 위해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취급 상품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경쟁관계인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백화점에서 재난 지원금을 쓸 수 없는 틈을 타 이들이 주로 파는 프리미엄 제품과 생필품 등으로 구색을 넓히고 있다.

GS25는 지난달 프리미엄 과일 샤인마트에 이어 이달에는 남영비비안의 ‘애슬레저 레깅스’와 유명 와이너리 샤또발란드로와 제휴한 와인 ‘넘버3 에로이카’를 출시했다. 이달 21일부터는 골프 브랜드 볼빅(Volvik)의 골프용품 판매를 시작한다.

CU도 지난달 유료 VOD를 볼 수 있는 올레tv 프리페이드(Prepaid) 선불 상품권 출시에 이어 프리미엄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의 대표 상품인 ‘썬골드키위’를 내놨다. 이마트24도 최근 3만9800원짜리 2001년산 샤또 보당 와인을 내놨다.

(사진제공=롯데마트)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대부분 외식업과 편의점 등에 쏠리자 대형마트는 임대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는 동시에 대규모 생필품과 먹거리 할인에 나서 고객 이탈을 막는다.

이마트는 전국 158개 이마트 및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에 입점한 2400여 개 임대매장 중 30% 가량인 800여 개 매장에서, 롯데마트는 1444여 개 임대매장 중 795곳에서, 홈플러스는 6000개 임대 점포 중 1100개에서 재난 지원금을 쓸 수 있다.

임대 매장 방문 고객의 발걸음을 마트 소비로 연결시키기 위한 행사도 내놨다. 이마트는 21일부터 ‘인도어 용품 기획전’을 열고 델리 치킨 전 품목(3종)을 행사 맥주와 동시 구매 시 30% 할인 판매하고, ‘철판구이 오징어, 순살구이 쥐포째, 찢어놓은 먹태구이’ 등도 싸게 판다. 이외에도 일렉트로맨 32형 TV와 ‘숀리 엑스바이크 X10’등도 저렴하게 내놨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몰빵데이에 행사에 이어 27일까지는 각종 먹거리 및 생필품들을 모아 할인 판매한다. ‘햇감자 무한 담기 행사’를 진행 중인 롯데마트는, 20일부터 ‘물가안정 남해안 볶음용 멸치’를 내놨다. 경쟁 채널에서 대체가 어려운 신선식품에도 힘줘 경매에 직접 참여해 구매부터 가공, 판매까지 도맡은 ‘3일 돼지’도 최근 출시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백화점과 이커머스 업계 역시 식품과 생필품 등은 긴급재난 지원금으로 사용하고 남는 여유자금을 노리며 패션과 가전 등의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24일까지 본점 등 6개 점포에서 ‘상생 나눔 박람회’을 열고, 중소 패션기업의 제품의 봄·여름 시즌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남성 의류와 여성 의류 등 봄옷 상품은 물론이고 선글라스, 침구류 등 다양한 상품을 평상시보다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크록스 이월제품을 최대 70%, 네파는 최대 80% 저렴하게 판다.

옥션과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7일까지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당초 11월에 진행됐지만 지난해부터는 5월을 추가해 1년에 두차례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보복 소비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5월 행사를 예년보다 크게 열었다. 이베이 관계자는 “그동안 억눌린 소비가 분출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의 쇼핑앱 ‘롯데온(ON)’은 31일까지 오픈 프로모션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별로 매일 달라지는 ‘특가ON’에서는 최저가 상품을 10~30%까지 추가 할인해 선보인다. 지난 17일까지 ‘특가위크’를 진행했던 티몬은 ‘여름미리준비’ 행사를 통해 또 한번 특가 할인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