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실종’에 브레이크 건 정부…오히려 전셋값 폭등 불붙인다

입력 2020-08-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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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세 비율 급증…“3기 신도시 등 공급책 정상궤도 올려야”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일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전세가 줄고 반전세가 급증하자 전월세 전환율 인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전세 물건 감소와 전셋값 인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는 1만49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3797건보다 약 24% 줄었다. 이번 달은 감소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날 기준 8월 거래 건수는 총 3535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에는 총 1만4853건이 거래됐다. 이는 코로나19와 비성수기인 여름임을 감안해도 대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 6월에는 1만2578건이 거래됐는데 지난해 6월에는 1만2819건으로 올해 거래 건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전세 거래 실종과 반전세 급증이다. 이달 반전세 거래 건수는 578건으로 전체 거래의 16.3%에 달한다. 이달 반전세 거래 비율이 각각 지난달 반전세 거래는 1066건으로 전체의 10.2%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7월 반전세 거래는 전체의 9.1%(1262건)로 조사됐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의 반전세 비율이 눈에 띄었다. 강남구는 약 15%(35건)로 평균 이하였지만, 서초구는 17.5%(32건)로 평균 이상이었다. 송파구는 무려 51%(215건)에 달했는데 이미 지난달 반전세 거래건수 131건을 훌쩍 넘겼다.

정부는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의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지자 전월세 전환율을 현행 4%에서 2.5%로 낮췄다. 현행 전월세 전환율은 기준금리(0.5%)에 시행령으로 정한 이율 연 3.5%를 더해 산출한다. 정부는 이 가산 금리를 2%로 낮췄다. 이 경우 집주인이 현행 전세 계약을 월세로 전환하면 매달 받을 수 있는 월세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줄이거나 전세의 월세 전환 흐름을 막긴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전월세 전환율은 강제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라 시장에선 통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월세 계약을 원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은 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을 강제하는 규정을 들고 나오면 임대차 3법 발의 이후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 이상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얼마 전까지 여당에선 전세보다 월세가 더 좋은 제도라고 했는데 이제 (전세를 유지하는) 정반대로 가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각종 정책으로 단기적인 안정은 취했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3기 신도시 계획 등 공급책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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