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제로금리 정책 따른 수익률 하락이 위기 촉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가드그룹은 지난달 뉴저지와 펜실베니아주 지방채를 기반으로 한 펀드를 폐쇄한다고 투자자들에게 통보했다.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은 9월 지방채 MMF 하나를 청산했다. 8월에는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Federated Hermes)가 “내년 2월 4개 지방채 MMF를 청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펀드들은 주와 지방정부 단기 부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안전성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들 지방채 MMF 상당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유인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펀드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이 깊다. 연준이 최근 현 제로금리 수준을 당분간 이어가겠다고 발표하자, 지방채 수익률 하락세가 빨라진 것이다. 투자수익률도 하락하고 자산운용사들의 순이익도 축소 압박을 받게 됐다. 지방정부도 굳이 단기 지방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게 됐다.
자금시장 분석기관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8월 180개 비과세 지방채 MMF 자산 규모는 약 1300억 달러로, 6개월 새 약 10% 감소했다. 12년 전만 하더라도 자산 규모가 지금의 4배 가까이 많았다고 WSJ는 전했다.
BNY멜론의 스테파니 피어스 현금투자전략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의 저수익 환경에서 지방채 MMF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펀드 매니저들은 여전히 투자할 만한 지방채를 찾아 다니고 있다. 각 지자체들 역시 제로금리에 따른 수요 감소 속에서 장기 지방채 발행으로 연명하고 있다. WSJ는 향후 뉴욕과 캘리포니아주로 펀드 자금이 더 몰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주는 다양한 지방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