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펀드 투자’ 봉현물류단지, 수익자는 따로 있었다

입력 2020-10-20 05:00수정 2020-10-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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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부지,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개인 소유
하자 치유 문건 "채동욱, 이재명 면담"…로비 의혹
채동욱ㆍ이재명 측 "사실무근" 주장

▲골든코어가 만든 봉현물류단지 개발 계획안. (자료= 경기도 광주시청.)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처 중 한 곳인 봉현물류단지 개발 사업의 주요 수익자가 유현권(39ㆍ구속기소)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봉현물류단지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등장하는 곳이다.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전 검찰총장)이 5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 인허가와 관련해 면담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2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유 고문은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골든코어 대표로 재직하던 2018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봉현리 633일대 토지를 개인 명의로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골든코어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광주 곤지암읍 봉현물류단지계획' 사업 부지다. 이 사업은 총 20만㎡ 규모 토지에 물류단지를 만드는 사업으로 부지는 대부분 과거 채석장으로 사용됐던 국유지다.

봉현물류단지 개발 사업은 2018년 9월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하고 제13차 국토교통부의 물류단지 실수요검증도 마쳤다. 이후 주민 반대에 부딪히며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올해 2월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과 심의를 시작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는 '사업 성사 시 예상차액 1680억 원을 올릴 수 있다'고 기재됐다. 다만 광주시 공고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공사비는 총 576억 원 수준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업의 경우 공사비가 아니라 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를 통해 얻는 수익보다 쓸모없이 방치된 땅이 물류단지로 개발되면서 땅값이 크게 올라 주된 수익이 된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주 사업과 별개로 채석장 부지를 정리하면서 나오는 석재 매각 대금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 고문은 2019년 9월 옵티머스 2대 주주로 알려진 이동열 트러스트올 대표와 부지 매매예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소유권 이전 등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트러스트올은 골든코어의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결국 봉현물류단지 개발 사업의 최대 수익자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이 아닌 부지를 소유한 유 고문이었던 셈이다. 유 고문은 옵티머스 초기 펀드 투자에서 회삿돈 150억 원을 횡령해 '돌려막기' 등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각에서는 향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유 고문이 해당 부지를 골든코어에 비싼 값을 받고 넘기는 시나리오가 준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골든코어는 유 고문이 2018년 3월에 만든 회사로 2019년 4월부터 옵티머스 펀드의 금융권 로비스트로 지목된 정영제 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앞서 정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골든코어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해 "유 고문이 추진하던 사업이지만 김 대표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갚아야할 돈 대신 회사를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 고문의 권유로 회사를 맡게 됐으며 시행 사업 허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펀드상품을 판매하도록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로 현재는 잠적한 상태다.

이투데이는 유 고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법률 대리하는 법무법인에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봉현물류단지 개발 사업 로비 의혹을 받는 채 전 검찰총장과 이 지사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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