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부양책 합의 더 난항 겪을 듯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백악관 관리들이 대선 후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새 부양책을 통과시키는 협상에 진전을 보고 있지만, 대선 이전에 부양안이 의회 관문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약 2조 달러(약 2270조 원)에 달하는 새 부양책 합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대선 이전에 협상을 타결한다 하더라도 상원의 빡빡한 일정과 집권 공화당의 강화된 반대로 입법화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선거 시즌이 끝나면 공화·민주 양당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동안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는 것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법안이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며 “단지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지금과 대선 사이에는 협상 시간이 촉박하다”며 “선거 이후 다음 정부가 출범하기 전 레임덕 세션에서 경기부양안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대선이 끝나면 정치역학구도가 바뀔 수 있어서 경기부양책이 입안에서 통과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민주당은 그가 내년 1월 취임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자신들의 정책을 최대한 많이 부양책에 넣으려 시도할 수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합의를 도출하려는 동기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의 일원인 로이 블런트(미주리) 상원의원은 “어떤 레임덕이라도 많은 일을 하기에는 정말 힘든 시간”이라며 “이번이 왜 다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에 “부양책 협상에서 많은 차이점이 여전히 있지만, 백악관은 약 1조9000억 달러 지출에 합의해 민주당의 최신 제안인 2조2000억 달러와 거리를 더 좁혔다”며 “여전히 우리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매우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1월 3일 이후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집권 공화당 측의 반대가 거세지는 것도 부담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전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백악관에 대선 전 전면적인 부양책에 합의해 공화당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므누신 장관이 펠로시 의장에게 너무 많이 양보하고 있다”며 “또 새 부양책이 수조 달러의 새로운 적자 지출을 요구하면서 공화당의 정책은 거의 반영되지 않아 당에서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