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 투표 급증이 선거 기간 변수로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
미 대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의 표를 차지하면 승리하는 간접선거다. 승자독식제를 취하고 있어 미국 국민 전체의 득표 수 대신 확보된 선거인단 수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면 20명의 선거인단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하면 55명의 선거인단을 얻을 수 있다.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전체 득표에선 앞섰지만,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였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대선 투표일은 11월 3일이다. 이날은 50개 주의 시민들이 대통령이 아닌 선거인단에 투표를 하는 날이다. 투표를 마치면 11월 말부터 주마다 개별적으로 선거 인증 마감을 시작한다. 다만 이 기간 투표에 따른 문제제기와 분쟁 등이 일어날 경우 마감일은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12월 8일까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세이프하버' 마감일로도 불리는 이날은 선거인단이 최종적으로 이의 제기할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또 이날이 지나면 의회 역시 주법에 따라 어떠한 선거인에 대해서도 자격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작업이 마무리 되면 14일 선거인단이 대통령 후보자에 투표를 하게 되고, 23일엔 주정부가 투표 결과를 의회에 전달한다.
해를 넘긴 1월 3일이 되면 새 의회가 선서를 하고 6일 최종적으로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다. 6일은 통상 대통령직을 확정짓는 첫 공식일로 여겨진다. 취임식은 20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며 이날 부통령, 대통령 순으로 선서를 하고 공식 임명이 된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전투표다. 선거 예측 사이트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저녁 10시 기준 미국 내 사전 투표 수는 8135만2960표에 달한다. 이는 현장 투표(2837만8765표)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우편 투표 비중이 커지면서 주마다 개표 및 발표 시점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은 사전투표 집계를 대선 당일 이전에 시작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투표 결과가 일찍 나올 수 있다. 다만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선거일 이후에 사전투표를 집계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우편투표의 개표는 현장투표에 비해 개봉부터 확인까지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장투표 결과와 우편투표 결과가 상이하게 나올 경우 재검표 요청을 비롯한 선거불복이 나올 수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칭한 바 있는 만큼 그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이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당선인 확정까지 최대 10주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6개 경제단체들 역시 앞서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평화롭고 공정한 선거라는 자신감을 잃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