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외환 전문가는 최근 달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추세적인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1분기 빠른 하락 이후 형성된 저점 영역을 깨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단 판단이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 달러인덱스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과거 QE종료 이전 수준인 80pt까지는 아니라도 연준의 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 하락세가 출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유로화의 상대적인 강세인데 내년 유로존 정책이 성장친화적으로 진행되면서 유로화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부분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9월 메르켈 총리의 은퇴가 두 번째 하락 추세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1분기 달러화의 하락 이후 브렉시트 등 유로존 불확실성 요인이 달러인덱스의 하락 추세를 제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움직임을 봤을 때 위안화의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위안화가 일부라도 글로벌 결제 통화로서 비중을 높인다면 달러의 비중 역시 줄어 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을 시작으로 유로존, 일본이 시험할 디지털 화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달러화가 분명히 기축통화고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대비 지나치게 높은 비중으로 거래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합의된 RCEP와 같은 경제 공동체의 등장, 러시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의 비중 축소등이 지속된다면 달러의 레벨이 한 단계 다운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 = 내년에도 달러화 약세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화가 전형적인 경기역행적 통화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글로벌 정책대응 강화와 백신ㆍ치료제 개발 가시화 등은 완만한 경기회복을 이끌 요인이다. 이러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달러화는 약세를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또 미국이 실질금리를 여타 지역보다 더욱 낮게 유지시킬 유인이 훨씬 크다는 점에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급증을 용인했다. IMF추정치 기준으로 미국의 2021년 국가채무비율은 134%로 100%인 유로존 채무비율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채무의 정상화가 낮은 실질금리 장기화를 수반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축소된 미국-독일 간 실질금리차가 당장 내년 중 확대될 개연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유로화는 낮아진 실질금리차에 준하는 수준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달러화 약세 요인이다.
내년 말 원ㆍ달러 환율은 1080원으로 전망한다. 이 수준은 중국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높아진 2000년 이후 원화 실질실효환율의 역사적 평균 대비 1표준편차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기회복과 위험선호가 부각되는 환경 하에서 통상적으로 변동하는 범위의 상단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