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美 에너지 소비서 가스가 석유 역전"

입력 2020-12-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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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석유 콘퍼런스' 개최…"석유기업 탈석유화 지속할 것"

▲손지우 SK증권 리서치센터 미래산업분석팀장이 '2020 석유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에서 가스 수요가 석유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석유 기업들이 '탈석유' 움직임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손지우 SK증권 리서치센터 미래산업분석팀장은 16일 '2020 석유 콘퍼런스'에서 "(3차 산업혁명으로) 전력 소비가 늘고 있다. 2025년까지 세계 전력소비의 13%를 데이터 센터가 차지할 것"이라며 이는 곧 석유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차 에너지원인 전기는 가스나,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전기의 수요가 늘면 이들의 수요도 덩달아 느는 반면, 다른 1차 에너지원인 석유나 석탄 등의 비중은 줄 수밖에 없다.

손 팀장은 "현재 전 세계 석유 수요의 75%는 수송용"이라며 "자율주행이 상용화하면 이것마저 전기에 빼앗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셰일가스 혁명 이후)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가스를 많이 쓰고 석유를 적게 쓰고 있다. 조만간 역전할 수도 있다"며 "중국도 최근 13년간 석탄 비중이 15%포인트(p) 줄고, 가스 비중은 5%p 올랐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5대 E&P(석유개발) 업체는 이미 투자와 수익에서 가스, 석유화학 등 탈석유 사업화를 하고 있다"며 "지속해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최정수 Bain & Company 파트너가 '2020 석유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몸집이 큰 석유 기업들이 단기간에 사업 전환을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정수 배인앤컴퍼니(Bain & Company) 파트너는 이날 발표에서 "최근 대형 석유 기업들이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표방하고 있다"면서도 "구조적 어려움 때문에 단기간에 바꾸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석유 기업들은 자산의 99%를 탄소에 바탕을 두고 있고, 인수ㆍ합병(M&A)이나 시설투자의 약 95%가 탄소와 밀접한 내용이다.

더구나 엑손모빌 등 미국계 기업은 관련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제를 준수하지만, 그 이상으로 행동하진 않는 식이다.

이들은 지속가능성 이슈에서 탄소 저감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지역사회의 안전ㆍ환경 등을 전면부로 내세운다.

이에 비해 셸, BP 등 유럽계는 에너지 전환 과제를 핵심 사업과 연계에 목표 갖고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장기적인 석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하면서 이들은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최 파트너는 구조적 문제 등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2030년 기준 유럽 대형 석유 업체들의 매출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 미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파트너는 "에너지 전환은 모든 석유 기업에서의 핵심 이슈"라며 "에너지 전환에 대한 모든 부분을 유기적으로 하기에는 역량과 시간 부족해 대부분 적극적으로 M&A, 기업형 벤처 캐피탈(CVC) 같은 비유기적 방식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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