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횡령 등으로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직장 동료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택시기사가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미수, 현존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택시기사인 A 씨는 지난해 한 택시 조합원 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한 시너를 피해자에게 뿌리고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사망했다.
A 씨는 조합으로부터 업무 방해, 업무상 횡령 등으로 고소당해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승무 정지 처분을 받아 중앙노동위원회 제소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는 조합에 고소사건 취하, 퇴직금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거부됐고 택시비 사납금을 입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차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A 씨는 피해자가 고소대리인으로 진술한 것을 알고 야간에 조합 사무실을 찾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으며 조합 이사 중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먹고 사무실에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여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8~25년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2심은 "범행 후의 정황 등 종합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