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이번 주 9%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62달러(1.1%) 상승한 56.8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0.62달러(1.05%) 오른 59.46달러로 집계됐다.
WTI는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22일 이후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주간 상승률은 9%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주간을 기록했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감산 정책을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그렸다.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소폭 증산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산을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유가 상방 압력을 키웠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가 공급 측면 대부분의 우려를 성공적으로 완화시켰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낙관론도 전 세계적으로 개선되면서 브렌트유는 60달러 수준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뵤나르 톤하우겐 애널리스트는 “오늘날 유가를 상승시키고 시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주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 기업 아람코"라고 평가했다.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이 1조9000억 달러 규모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민주당은 1조9000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과 관련해 공화당의 지지 없이도 법안을 통과할 수 있는 예산조정권 사용 결의안을 처리했다. 통상 주요 법안은 상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할 수 있지만, 예산 결의안이 통과되면 과반의 표만 얻으면 된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절반씩 의석을 나눠가진 상태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민주당이 과반 득표하기 유리한 구조다.
이번 부양책에는 1인당 1400달러의 현금 지급을 비롯해 추가 실업 수당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검사 지원비 등이 포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더 작은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는 공화당의 노력은 경제 회복 경로를 늦출 뿐”이라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밀고 나갈 것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