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3.3㎡당 2429만원…전용 101㎡형 9억 넘어 중도금대출 못받아
서울 마지막 공공택지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서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 아파트 이번주 본격 분양한다. 앞서 먼저 분양한 주변 아파트 단지가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 아파트에도 적지 않은 수요가 몰릴 전망이다. 다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아 일부 평형대는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청약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강일1지구 1블록에 들어서는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는 이번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내달 초 1순위 등 본격적인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총 78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101㎡형으로만 이뤄졌다. 지난해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 이어 고덕강일지구의 두 번째 민간 분양 단지다. 고덕강일지구에선 14개 단지 중 3개 단지만 민간 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의 1순위 청약 요건은 서울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세대주로 제한된다. 공급 물량의 절반은 서울 외 수도권 지역 거주자에게 공급된다. 시장에선 지난해 청약시장을 뜨겁게 달군 하남시 감일지구나 힐스테이이트 리슈빌 강일의 청약 탈락자들이 이번 분양 단지에 대거 청약통장을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용 85㎡ 이하 분양 물량의 15%가 생애최초 특별공급 분으로 배정됐다. 또 전용 85㎡ 초과 물량에선 절반이 추첨제 물량으로 나온다. 1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추첨제 물량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힐스테이이트 리슈빌 강일에선 전용 85㎡ 초과 물량에서 가점 만점(84점)자가 나왔다.
최대 변수는 분양가다.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의 분양가는 3.3㎡당 2429만8000원으로 전용 84㎡형은 8억 원대 수준이나 중대형인 101㎡형은 9억 원을 넘는다.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3.3㎡당 2230만 원)은 전용 101㎡형도 8억3000만~8억9990만 원 수준이어서 모든 주택형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택지 내 민간 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높아지는 건 건설사가 그만큼 비싸게 땅을 매입했기 때문"이라며 "지가(토지비)가 높아지면 분양가를 낮추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의 분양가를 두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가 10억 원에 육박하고, 불과 두 달 전에 공급된 단지보다 3.3㎡당 200만 원이나 비싸게 나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가격 논란에도 청약 수요는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변 시세보다는 여전히 가격이 낮아서다. 고덕·상일동 일대 신축 아파트 전용 84㎡형 매매 시세는 16억~19억 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점도 청약 수요를 몰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는 실거주 의무 기간이 적용된다. 공공택지의 경우 3~5년까지다. 상일동 A공인 측은 "실거주 의무기간이 적용되면 입주 시점에 전세를 놓는 게 불가능하지만 고덕강일 제일 풍경채는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