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리복 인수 15년 만에 백기...매각 절차 시작

입력 2021-02-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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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8억 달러에 인수...리복 현재가치 12~18억 달러 추산
코로나 여파·트렌드 뒤처지며 몰락
노스페이스 모기업·중국 안타스포츠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3월 14일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세를 잡고 있다. 헤르초게나우라흐/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스포츠웨어 명가 아디다스가 ‘미운 오리새끼’ 리복을 정리한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리복을 처분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다음 달 10일 2020년 실적 발표와 함께 내놓을 5개년 계획에 리복 처분안이 포함됐다. 또 올해 1분기부터 리복을 폐지된 사업 부문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리복과 아디다스는 독립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훨씬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리복이 성공적인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디다스는 리복을 인수한 지 15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아디다스는 2006년 리복을 38억 달러(약 4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나이키가 장악하고 있던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리복은 당시 미국프로미식축구(NFL), 미국프로농구(NBA)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후 실적 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이 위축하면서 리복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아디다스 매출에서 리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8%에서 7%로 반 토막 났다.

로스테드는 CEO로 부임하면서 2016년 리복 심폐소생에 착수했다.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당시 최고 주가를 올리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장을 폐쇄하고 애슬레저(운동하기에 적합하면서도 일상복으로도 입기 편한 옷차림) 수요 급증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다시 고꾸라졌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이에 투자자들로부터 매각 압박을 받아왔다. 리복 가치는 현재 12~18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아디다스의 인수액을 감안하면 절반도 못 건지는 셈이 된다.

아디다스는 리복을 털어버리고 자체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리복 인수 대상자 후보로 반스와 노스페이스 모기업인 VF코퍼레이션,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오센틱브랜즈그룹(ABG), 중국의 나이키로 불리는 안타스포츠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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