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의원 59명 “주민과 주의회 신뢰 잃어”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가 연이어 성 추문에 휩싸이며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친정인 민주당마저 등을 돌리면서 쿠오모 주지사는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주의회는 이날 3시간의 긴급회의 끝에 쿠오모 주지사의 범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사법위원회에 관할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추행뿐만 아니라 양로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 사례를 축소·은폐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민주당 소속 뉴욕주 상ㆍ하원의원 59명은 쿠오모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을 냈다. 이들은 “의원이자 뉴욕 주민으로서 우리는 뉴욕주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행위와 요양원 내 코로나19 사망자 축소 등 그는 주민들과 주의회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쿠오모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한 뉴욕주 의원 수는 121명에 달한다. 이 중 65명은 민주당원, 56명은 공화당원이다. 쿠오모 주지사의 정치적 숙적인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그가 직원을 사적인 공간으로 불러들여 추행한 최근 혐의는 역겹다”며 “간단한 일이다. 그는 주지사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뉴욕주 하원은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탄핵안을 제기할 수 있다. 민주당 소속 칼 히스티 하원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을 소집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지사를 고발한 내용이 심각하다”며 “탄핵 조사에는 증인 인터뷰와 서류 제출, 증거 평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쿠오모 주지사의 성추행을 폭로한 여성은 6명이다. 가장 최근에는 쿠오모 주지사의 관저로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전 보좌관의 폭로가 나와 쿠오모 주지사를 향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날 성명을 내고 “나는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그는 본격적인 수사가 끝날 때까지 세부 사항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