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자회견 "사모펀드發 금융 사기의 공범은 은행" 비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나서서 금융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옵티머스 피해자ㆍ금융 피해자 연대ㆍ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피해자 연대)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은행연합회장 김광수 망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김 회장이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 미흡을 근거로 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것을 우려하자 이 같은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김 회장은 9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행장이 모든 임직원을 관리ㆍ감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라임 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 정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 경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위반하고 불완전 판매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피해자 연대는 “(김 회장의 발언은) 망발”이라며 “라임ㆍ옵티머스 사태와 사모펀드 발 금융 사기의 공범은 은행”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판매사의 사기 판매로 금융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피해자 연대는 “당연히 무효를 주장하고 계약을 취소할 권리가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면 김 회장은 은행을 대표해 금융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피해자의 손해를 전부 배상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연 회장의 책무는 은행을 옹호하는 게 아닌 상품 판매 과정을 투명하게 해 은행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자 연대의 비판에도 김 회장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은행연 관계자는 “(김 회장은) 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연대는 라임 펀드를 판매해 이달 18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앞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해서 중징계가 내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연대는 “이 금융사들의 선전에 넘어 가 사기를 당하고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리고 죽음 직전까지 이른 피해자는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우리은행은 제재심을 앞두고 피해자 구제에 나섰다. 15일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에 대해 기본 배상 비율 55%를 적용한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조정안을 수용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결정에 제재심 전 피해자 구제 노력을 보여 손태승 회장의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분조위는 다음 달 중 개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