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폭락한 것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3.07포인트(0.46%) 내린 3만2862.30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8.66포인트(1.48%) 떨어진 3915.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9.03포인트(3.02%) 급락한 1만3116.1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1bp 상승한 1.75%를 기록,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2.5%까지 오르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정 기간 인플레이션 오버슈트(overshoot·초과)를 수용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전날 물가 정책 지표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올해 연준 물가상승률 목표치(2%)보다 높은 2.2%까지 오를 것을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에 대한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룰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성장의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게 된다는 점에서 증시의 악재, 특히 성장주의 가치에 악재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나스닥은 지난달 25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 대장주로 손꼽히는 애플과 아마존, 넷플릭스 등은 모두 3%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7% 가까이 폭락했다.
파이터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전략가는 “국채금리가 지나치게 빨리 상승할 위험이 여전히 시장의 주요 관심사”라면서 “성장주가 고금리로 인한 역풍으로 급락하자 증시에서 매수세가 이전과 같지 않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은행주는 국채금리 상승효과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이 마진 개선 기대로 이어진 영향이다. US뱅코프와 웰스파고는 각각 3.3%, 2.4% 올랐고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각 1.7%, 2.6%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77만 건 으로 전주(70만 건)보다 악화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관열지역 제조업지수는 51.8을 기록했다. 이는 다우 존슨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0을 웃도는 것은 물론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 급락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60달러(7.1%) 떨어진 배럴당 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해 1년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국제유가는 유럽 등 일부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정체돼 여행과 원유 수요 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우려에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