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3사가 글로벌 5G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NGMN 얼라이언스’, KT는 ‘GTI’, LG유플러스는 ‘XR 얼라이언스’로 5G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영국의 BT 등 글로벌 통신기업들과 함께 ‘NGMN 얼라이언스’를 운영, 차세대 5G 표준 SA(Stand Alone) 기술 개발 착수에 나섰다.
NGMN 얼라이언스는 지난 2월 백서를 발간하며 ‘5G 옵션 4’를 제시했다. 전 세계 통신사 중 일부가 상용화한 5G SA 기술인 ‘옵션 2’는 대다수 통신사가 사용 중인 비단독모드(NSA) 기술 대비 속도·품질이 떨어졌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활용 중인 NSA 또한 LTE를 꺼버리면 네트워크 작동이 안 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NGMN 얼라이언스가 개발을 추진 중인 5G 옵션 4는 SA 옵션 2의 속도 문제와 NSA의 LTE 단절 문제를 보완한 기술이다. 연내 1차 시범검증을 통해 옵션 4의 기술적 효과를 확인, 2년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LTE, 로밍 등 한 통신사가 단독으로 끌고 가기 어려운 의제들이 많다”며 “글로벌 협력체에서 내놓은 백서를 통해 해당 기술을 표준으로 삼을 것이며, 이에 준하는 표준 장비를 제조사에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KT도 5G의 속도 문제 해결을 위해 글로벌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올해 2월 세계TD-LTE통신사업자연합회(GTI) 회원사들과 ‘5G 진화를 위한 백서’를 발간했다. GTI에는 KT를 비롯해 보다폰, 소프트뱅크,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KDDI, 바티에어텔 등 세계 139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백서에서는 상용화 초기인 5G 기술이 중간 단계로 발전하기 위한 속도 개선 방안이 다뤄졌다. 현 5G 주파수 대역인 28GHz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52.6GHz 이상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점검하는 내용도 함께다.
KT 관계자는 “결국 표준이 생겨야 보급이 가능해 (글로벌 협력을) 안 할 수가 없다”라며 “표준에 따라 단말을 개발하고 통신칩을 개발하는 만큼 파편화되기보다 통일된 규격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출범한 ‘Global XR Content Telco Alliance(XR 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사다. 퀄컴·벨 캐나다·차이나텔레콤·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아틀라스 파이브 등 기존 사업자에 미국, 프랑스, 대만의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오렌지·청화텔레콤이 추가 합류했다.
LG유플러스는 5G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XR 얼라이언스의 정기 회의를 통해 5G로 제작·제공할 콘텐츠를 선정한다. 회원사들이 세계 유명 공연·동화·애니메이션 영역에서 투자를 진행하거나 사전 저작권을 확보할 콘텐츠를 결정하면, XR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공식 프로젝트화하는 방식이다.
XR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10월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배경으로 한 첫 번째 프로젝트 ‘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를 공개했다. 1시간 분량의 에피소드 제작에 약 96억 원이 들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주정거장 촬영을 위해 NASA의 협력을 받아야 했는데, 이 또한 글로벌 협력체가 있어 도움을 됐다”며 “콘텐츠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술 제휴도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