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로 그동안 시간당 4500억원 화물 운송 차질
손해배상 놓고 치열한 소송전 펼쳐질 듯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청장은 이날 성명에서 거대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좌초 이후 수로에서 통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던 400여 척의 선박이 모두 통항을 끝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422척의 대기 선박 중에서 61척이 이날 마지막으로 운하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선박이 수로에 진입하는 등 이동이 정상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해상운송 산업에 막대한 압박을 가했던 12일간의 사태가 마무리됐다.
앞서 중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이동하던 에버기븐은 지난달 23일 갑작스럽게 불어온 강한 바람으로 선체가 항로를 이탈, 바닥과 충돌하면서 수에즈운하 한가운데 좌초했다. 이 사고로 길이 400m, 폭 59m, 총 톤수 22만4000t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루트를 막아버리게 됐다.
세계 화물의 약 15%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 마비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혼돈에 빠졌다. 특수 구난팀의 대규모 준설과 예인작업을 통해 좌초된 배를 재부양하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 그리고 약 12일 만인 이날 선박 정체 현상이 해소되면서 통항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통항은 정상화했지만, 이번 수에즈 운하의 마비로 인한 손해가 막대한 만큼 전문가들은 추후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해운산업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이번 사고로 인해 매일 90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 규모의 화물 운송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분석했다. 시간당 약 4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현재 이번 좌초를 둘러싸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SCA는 지난달 31일 착수한 조사 결과가 수일 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라비 청장은 전날 이집트 민영 'MBC 마스르' TV에 나와 “조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 이틀 정도 더 소요될 전망"이라며 "그때 가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