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남편 필립공이 사망한 후 “삶에 큰 상실감이 생겼다”는 심경을 밝혔다.
여왕 부부의 차남 앤드루 왕자는 11일(현지시간) 윈저 성 주변 로열 채플 오브 올 세인츠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어머니가 자신의 삶에 큰 상실감이 남았다고 말했다”면서 “가족들이 그녀를 지탱하기 위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다른 누구보다 빈자리를 느낄 어머니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어머니를 지탱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왕실 모두가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나라의 할아버지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놀라운 사람이었고, 침착했다. 나는 아버지로서 그를 사랑했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고, 얘기하면 늘 들어줬다”고 애도했다. 막내아들인 에드워드 왕자는 “이런 일은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끔찍한 충격”이라고 토로했다.
왕실 인사들은 필립공 사망 후 2주간 애도 기간을 갖고 공식 업무는 하지 않는다.
필립공의 별세 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장례식은 17일 오후 3시 윈저 성 왕실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진행된다고 BBC는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장례식 때 관을 따라 나란히 걸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 왕자가 미국으로 떠나 오프라 윈프리와 폭로성 인터뷰를 한 뒤 형 윌리엄 왕세손을 비롯해 왕실 가족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된다.
이와 관련해 다이애나비 사망 후 1997년 윌리엄과 해리 형제의 특별 보호자가 된 존 메이저 전 총리는 왕실 가족들이 슬픔을 나누는 순간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