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이 들끓고 있다. 분양만 하면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 수백대 1를 기록하기 일쑤다.
집값은 치솟는데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신규 분양 단지 가격이 주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해지면서 청약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아파트에는 302가구를 모집하는데 24만4343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809.1대 1로 2015년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가 기록한 최고 경쟁률(622.2대 1)을 6년만에 깼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아파트는 앞서 전날 진행한 특별공급 수요까지 합하면 무려 28만 명이 이 단지 청약에 줄을 섰다.
흥행 요인은 싼 분양가였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67만 원으로 전용면적 84㎡A형 분양가가 5억 원을 밑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최대 9억 원가량 싸다 보니 분양 전부터 ‘반값 아파트’로 불렸다.
올 들어 청약 광풍을 일으킨 단지는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된 고덕강일제일풍경채(1BL)이 평균 1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관악구 봉천동 관악중앙하이츠포레(218대 1) △광진구 자양동 자양하늘채베르(367대 1)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 자이더시티(A2-6블록, 618대 1) △경기 의정부시 산곡동 의정부고산수자인디에스티지(C1불록,74대 1) △인천 계양구 방축동 계양하늘채파크포레(44대 1) 등이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도권에서 나온 분양 단지 47곳 중 1순위 청약에 실패한 곳은 단 1곳뿐이다.
이같은 청약 광풍은 서울·수도권 집값이 꾸준하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 아파트가 주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해지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 확대와 집값 안정을 위해 시행하는 분양가 규제가 오히려 주택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청약시장 과열이 주택시장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청약제도를 보완하거나 공급 속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