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원묘원에 조성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묘 중 조부(祖父)의 묘소를 누군가 훼손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윤 전 총장의 가족묘 봉분 일부에서 훼손 흔적이 발견돼 보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날 중앙일보 등 일부 매체는 윤 전 총장 친척의 발언을 인용해 “묘소에 인분과 식칼 등이 놓여 있었다”,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 한 뭉치가 묘소 근처에 파묻혀 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문중에서) 현장 사진을 찍었지만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스러웠다”며 “관련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장을 직접 살폈으나 묘소를 훼손하는 이른바 ‘테러’ 행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면서 “관련 신고 접수도 없었고, 내사를 진행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공원묘원 측 역시 “봉분 앞 잔디가 일부 떨어져 나간 흔적은 있었으나, 누군가 고의로 훼손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런 일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보수·정비 요청 등을 하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서) 그런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권주자 후보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을 누군가 해코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 전 총장의 조상 무덤과 대선의 기운을 연관 짓는 풍수가들의 분석이 올라오면서 윤 전 총장 조부 묘를 고의로 훼손해 대선에 악영향을 주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1999년에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충남 예산군 조상 묘에서 쇠막대기가 잇따라 발견됐는데, 이 총재 친척과 지역 주민들은 “(이 총재의) 1997년 대선 출마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설에 무게가 실렸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은 10여 년 전 전북 완주·충남 공주·논산에 산재해 있던 조상 묘를 세종시로 한꺼번에 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