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 스노든 폭로 이후에도 유럽 정치인 감청”

입력 2021-05-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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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4년 덴마크 정보 케이블 이용
메르켈 총리 등 고위 정치인·정부 관계자 감청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미국 국기 뒤로 비행기 한 대가 날아가고 있다. 보스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이 과거 덴마크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변국 고위층에 대한 감청 활동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 9명을 인용, 덴마크의 국방 정보기관 DDIS와 협력하는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역할에 대해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이같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NSA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덴마크의 정보 케이블을 이용해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 고위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에 대한 감청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NSA는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체결한 안보협력을 통해 문자와 전화 통화, 인터넷 검색, 채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근이 가능했다고 한다.

주요 감청 대상으로는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 페어 슈타인부르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 등이 꼽혔다. 메르켈 총리 대변인은 DR의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처음 알았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갔다.

미국의 이러한 정보감시망 접근을 덴마크 정부 차원에서 허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 FE 내부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둔함메르 작전’이라는 명명 하에 이러한 감청이 공유됐으며, 해당 보고서는 2015년 5월 최고위층에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네 브람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가까운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도청 행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는 NSA가 에드워드 스노든이 감청 사실을 폭로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청했다는 의미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NSA에서 근무했던 스노든은 2013년 6월 NSA의 대규모 감청 프로그램인 프리즌 프로젝트를 고발했다. 이후 스노든은 미국의 체포 시도를 피해 러시아로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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