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도 모처럼 활력…백신 접종 증가로 향후 매출 상승 기대
1일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 경로당 근처 공원에 앉아있는 최복헌(78ㆍ가양동) 씨의 눈가의 주름은 한동안 펴지지 않았다. 경로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은 뒤 날씨가 좋아 함께 공원에 모여 앉은 어르신들. '백신 접종 인센티브' 1단계 조치가 시작되자 곧장 집 밖으로 나와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부터 백신 접종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하면 현재 8인까지로 제한된 직계가족 모임 인원 기준에 제한 없이 참석할 수 있다.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도 방문할 수 있고 요양병원ㆍ요양시설에서는 대면 면회도 허용된다.
7월부터는 '2단계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1회만 접종해도 공원과 등산로 등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 식당ㆍ카페에서 1차 접종자는 실외 공간에 한해 인원 기준에서 제외되고, 접종 완료자는 실내에서도 인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1회 접종자는 대면 종교활동 참여 인원 기준에서도 빠지며 접종 완료자는 성가대나 소모임 참여할 수도 있다.
'집단면역 마라톤'의 첫발을 뗀 날, 어르신들이 가장 먼저 웃음을 되찾았다. 활동 반경이 비교적 좁은 고령층엔 경로당이 만남의 장소이자 작은 사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로당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지인을 만나더라도 소수에 그쳐야 했지만 이날은 인원 제한 없이 경로당에서 모였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모(72) 씨는 "감염병 때문에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정말 적적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밖에서 누굴 만나도 괜히 눈치 보였는데 백신을 맞은 노인들은 경로당에서 모일 수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나왔다"며 "오랜만에 아는 얼굴들을 보고 이야기하니까 사람 사는 느낌이 든다"고 미소 지었다.
1차 접종 대상자를 대상으로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있지만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경로당도 눈에 띄었다. 각 아파트나 시설 여건에 따라 운영 재개 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는 곳도 있다.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한 아파트 관계자는 "경로당을 열어달라는 주민이 많이 없는 데다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다"며 "접종 인센티브가 시행됐으니 곧 운영이 재개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인센티브로 고령자만큼 기대에 부푼 곳은 외식업계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음식서비스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는 '2020년 음식서비스 분야 산업인력 현황 보고서'를 통해 외식 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2736만 원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식 업계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백신 인센티브 시행 첫날인 만큼 손님이 확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백신접종 확대로 집합금지가 완화되면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1분기 뷔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터널의 끝에 와있다고 본다. 백신접종 비율 더 늘어나면 외식 업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 관계자는 "주택가 인근 매장 중에는 점심부터 평소보다 방문객 수가 최대 20% 늘어난 곳이 있다"며 "백신접종률이 올라가면 현재 4인 이상 모임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