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전 갈등…국민의힘 사무처 "파렴치해" vs 국민의당 "유감"

입력 2021-06-23 11:56수정 2021-06-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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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사무처 노조, 대원칙 제안
세 가지 요구사항 제시하며 비판
권은희, 노조 의견 나오자 반박
"합당은 서로 인정하기 위한 것"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두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사무처 노동조합이 국민의당을 향해 합당 전 '몸집 부풀리기' 등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장을 맡은 권은희 원내대표는 유감을 표명하며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합당 결의에 찬성한 바는 있으나 그 외 어떤 합당 조건에도 동의한 적이 없다"며 합당 대원칙과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노조는 △공정과 형평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정의로운 정당 △특혜와 꼼수 없는 국민 기대에 준하는 투명한 정당 △대선 승리를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당 등 세 가지를 대원칙으로 제시했다.

요구사항으로는 최근 국민의당이 당협위원장을 추가 임명하고 사무처 당직자를 늘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대선이라는 큰 밭을 갈아야 할 시기에 물 먹인 소를 사는 일은 절대 불용한다"며 "직전 합당 전례(새보수당 합당)를 기준으로 당의 규모에 비례한 합당 조건을 설정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합당을 볼모로 한 과도한 요구는 국민적 기대를 악용하는 파렴치한 불공정 행위이자 꼼수로 당장 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말하는 과도한 요구는 당명 변경, 사무처 전원 고용 승계, 채무 변제 등으로 보인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당 대 당 합당'을 위해 당명 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국민의당은 사무처 직원 전원의 고용 승계를 요구했고 협상에 유리함을 위해 직원 수를 늘렸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채무 변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창당 당시 당원들에게 대납해준 당비 9억여 원을 대신 갚아주고 이에 더해 이자까지 내달라는 요구로 보인다.

노조는 고용 불가 대상자도 제시했다. 비도덕적·비사회적 언행을 일삼는 사람과 특정 대선 후보 지지활동 경력자 등은 사무처 고용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처 고용 승계 관련 사항은 사무처 노조 동의가 필수"라며 "고용이 정치적 목적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노동인권과 애당심을 저해하는 야합"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 메시지가 나온 후 페이스북에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올려 "합당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물 먹인 소라고 비유하며 비하하는 문제는 합당의 정신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단가 후려치기를 하는 행태의 전형"이라며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가 천명한 공정과 형평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정의로운 합당 원칙을 스스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당명 변경, 사무처 전원 고용 승계 등 과도한 요구 지적에 대해선 "국민의당은 합당을 볼모로 국민의힘에서 자산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정권교체를 이뤄내도록 힘을 모으기 위해 합당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명 변경이 불가하다면 통합정신을 상징적으로 구현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적절한 대응"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다음 주 화요일 10시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실무협상단 논의가 예정됐다"며 "사무처 노조는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을 만나 불가하다고 한 조건에 대해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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