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거침없던 세종 아파트값 나홀로 '역주행'

입력 2021-07-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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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상승세…17개 시·도 중 16곳 올라
세종시는 최근 6주 연속 내림세…"단기 급등에 피로 누적"
내년 입주 물량 감소·대선 공약 등 집값 다시 자극할 수도

▲지난해 역대급 상승장을 보이던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나홀로 하락세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아파트값이 불장을 이어가는 상황에도 이 일대 집값은 지난해 급등 피로감과 늘어난 새 아파트, 보유세 부담 등으로 맥없이 미끄러지고 있다. 세종시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

세종시 아파트값이 '나홀로' 하락세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아파트값이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을 이어가는 상황에도 이 일대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해 가격 급등 피로감과 늘어난 입주 아파트 물량,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 등으로 맥없이 미끄러지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6월 28일 기준) 0.03% 내렸다. 전주(-0.02%)보다 더 커진 낙폭이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5월 말 한 주 보합(0.0%)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6주 연속 하락세다.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올들어 지난주까지의 세종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2.7%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16.07%)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6.65%)과의 격차는 4%포인트(P)에 달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곳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실제 아파트 매매 거래 사례에서도 집값 하락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최고 9억3000만 원에 거래됐던 세종시 새뜸마을 1단지 전용 84㎡형은 지난달 8억1000만 원에 팔리며 1억 원 넘게 미끄러졌다. 종촌동 가재마을 12단지 전용 84㎡형도 올해 초 8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7억2000만~7억775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최대 1억 원 넘게 집값이 떨어진 것이다. 현재 이 아파트 최저 호가는 7억5000만 원 수준이다.

"집갑 급등 따른 보유세 증가도 매수 부담으로 작용"

세종시 집값이 이처럼 역주행하는 건 지난해 나타난 역대급 상승장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무려 44.93%(월별 변동률 누적 기준) 올랐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해 7월 여당발(發) 행정수도 완성론이 집값 상승세에 불을 붙이면서 6월 2.55%였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 6.53%, 8월 9.20% 급등했다. 작년 1월 3억 원을 갓 넘었던 세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월 5억1549만 원으로 뛰었다. 1년 만에 평균 아파트값이 2억 원 넘게 폭등했다. 이 같은 급등세에 올해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70.3%나 올랐다.

세종시 새롬동 A공인 측은 "보유세 부담이 워낙 컷던 탓에 5월부터 다주택자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는데 그 여파로 조정세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어쩌다 거래되는 경우 당초 호가보다 더 낮춘 가격에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올해 세종시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이 7000가구 넘게 나오는 것도 집값 하락 요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단기간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세종시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집값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게 것도 매수세가 크게 약해진 이유"라고 말했다.

집값 약세 언제까지? 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다만 세종시 아파트값 약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충청권 표심을 모으기 위해 꺼내놓을 개발 공약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것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5600가구 수준이었던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7668가구로 증가하지만 내년엔 다시 3058가구로 쪼그라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충청권에선 이미 너무 올라버린 세종시 집값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대전으로 수요가 떨어져 나가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입주 물량 감소와 대선용 공약이 세종시 집값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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