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목소리 내는 글로벌 중앙은행…연준은 기존 입장 유지

입력 2021-07-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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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6월 인플레 2.5%에 당국 긴축 가능성 시사
캐나다 양적완화 축소, 뉴질랜드는 전면 중단
미국은 요지부동...파월 “사라질 것에 반응 안 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의회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고 그 폭도 가팔라지자 정책 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 유일하게 기존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5%를 기록해 석 달 연속 영란은행(BOE)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뛰어넘자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람스덴 BOE 부총재는 “5월에 전망치를 발표한 이후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 점을 미뤄볼 때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일찍 긴축을 고려해야 할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OE는 긴축 시기에 대해 밝히진 않았다. 다만 6월 CPI가 발표되기 전 시장에서 2023년 전에 금리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던 만큼 람스덴 부총재의 발언은 긴축이 예상보다 이를 것임을 암시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달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가격 인상으로 진정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월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6월 2.5%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양적완화 축소의 첫걸음을 뗐다. BOC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한 대신 자산매입 규모를 종전의 주당 30억 캐나다달러(약 2조7290억 원)에서 20억 캐나다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매입 프로그램 조정은 경기회복을 향한 지속적인 진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아예 채권매입을 중단했다. RBNZ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그동안 시행하던 매입 프로그램을 23일부로 중단하기로 했다. 에이드리언 오어 RBNZ 총재는 “디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 등 주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완화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RBNZ가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8월 76%, 11월 100%로 집계돼 금리 인상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이 긴축을 고민하지만, 연준만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해 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를 고수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높았고 기대한 것보다 조금 더 지속했다”면서도 “이는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이 초래한 것으로, 병목 현상이 풀리면 일부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사라질 것 같은 것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예상보다 높지만, 여전히 우리가 논하고 있는 수준과 일치한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정책을 적절하게 변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행에 관해서도 앞서 밝혔던 물가와 고용 상황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기준을 내세웠다. 파월 의장은 “아직 그 기준에 도달하기엔 멀었다”며 “하지만 진전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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