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기후변화 압박에 아시아 석탄 프로젝트서 발 빼

입력 2021-08-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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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은행, 아프리카 투자 자금 회수 계획
일본, 개도국 프로젝트파이낸싱서 석탄 투자 배제
한국전력, 신규 석탄 프로젝트 투자 중단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자국서 석탄 화력발전 활발

▲중국 장쑤성 양쯔강 인근의 한 석탄 공장에서 2018년 12월 12일 매연이 나오고 있다. 장쑤/AP뉴시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요 은행과 기관들이 글로벌 기후변화 압박에 아시아 석탄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들이 석탄 투자에 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기후변화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고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의 자국 내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한·중·일의 노력이 청정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작업을 앞당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요 금융기관들이 지난 몇 달간 해외 프로젝트를 위험 투자로 간주하고 자금을 끊거나 연기할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은행 공상은행은 5월 한 국제 포럼에서 석탄 금융을 완전히 중단하기 위한 단계적인 로드맵을 작성 중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케냐와 짐바브웨에서 진행 중인 석탄 프로젝트 2개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중국 생태환경부와 상무부가 해외 프로젝트 평가 항목에 탄소 배출 감소와 같은 기후를 고려한 내용을 포함하는 지침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은 개발도상국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맡아오던 미쓰비시UFJ금융그룹과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대출과 채권 발행 정책에서 석탄 투자 항목을 배제하기로 했다.

한국은 한국전력이 지난해 10월 해외 신규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현재 해외에서 개발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 네 곳 중 두 곳을 중단하거나 천연가스 발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은 환경단체들의 석탄 사용 반대 운동과 더불어 글로벌 투자업계의 압박이 강화하면서 비롯됐다. WSJ는 1조8000억 달러(약 2069조 원)를 운용하는 영국 자산운용사 리걸앤제너럴이 석탄 사업에 대한 접근을 이유로 공상은행과 한전 지분을 축소했고, 지난해 일본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도 한전을 압박하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노력이 자금원이 부족한 빈곤국의 석탄 사업 확장 계획을 축소하는 대신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탄소 배출의 가장 큰 원천인 중국과 인도에선 여전히 대규모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이행되고 있어 노력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전 세계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사업 승인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양국이 과거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지금도 자국에서 활발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환경장관 회의에서 단계적인 석탄 사용중단에 동참하라는 회원국들 요청에 반대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운송이 쉬운 중국산 석탄을 개도국들이 사용할 권리를 줄곧 대변해 왔다.

WSJ는 “중국과 인도 모두 국내 자금이 풍부한 만큼 자국에서 석탄을 태우는 규모를 계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들은 몇 년 전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새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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