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후보지 추가 확보
부동산 불장에 '공급 시그널'
정부가 '집값 고점론'을 외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이달 중 주택 공급 물량 총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주택시장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을 잠재워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신규택지 추가 후보지를 발표하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과 정부과천청사 대체 부지 주택 공급 계획도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국토부는 2·4 대책에서 제시했던 13만1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택지 입지와 지구별 공급 물량을 공개한다. 애초 국토부는 지난 4월 신규택지 13만 가구의 입지·공급 시기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추가 택지 발표를 미뤄왔다. 신규택지 후보지에 대한 투기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국토부는 투기 의혹 때문에 택지 조성을 취소할 만한 후보지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발표될 신규택지 중 수도권에서 공급될 주택만 11만 가구에 달한다. 현재 시장에서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김포 고촌지구, 하남 감북지구, 고양 화전지구, 화성 매송지구 등이다.
정부는 그동안 주민 반발로 미뤄온 태릉CC와 정부과천청사 대체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계획도 이달 발표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4대책에서 태릉CC를 개발해 1만 가구, 정부과천청사 부지를 개발해 40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8·4대책 발표 이후 1년간 후보지로 발표한 곳들 모두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 반대가 심해서다. 태릉CC와 정부과천청사 부지 모두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급기야 지자체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도 밟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김종천 과천시장의 적극적인 반대가 없어 정부가 해당 부지를 개발한다는 이유였다. 정족수 미달로 비록 주민소환 절차가 무산되긴 했지만, 그만큼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는 것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정부과천청사 부지의 경우 개발 계획이 백지화됐다. 정부는 정부과천청사 부지 개발을 백지화하는 대신 인근 대체지를 찾아 계획보다 300가구 더 많은 43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인근 과천지구의 자족용지를 주택용지로 용도 전환해 3000가구, 그 외 대체지에서 13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체지를 이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태릉CC는 애초 계획보다 축소해 주택을 공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과천처럼 노원구 내 인근 대체지를 발굴해 추가 공급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청은 국토부와 태릉CC 부지에 5000가구를 공급을 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일 태릉CC에 5000가구 공급이 확정되면 노원구 내 대체지에서 남은 5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이달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에 신규택지 사전청약 대상지도 추가로 확보해 공개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사전청약은 LH 등 공기업이 주관하는 공공분양에 국한됐다. 하지만 공공택지 민영주택이나 공공재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2·4 대책 도심 개발사업지에서도 사전청약 물량을 뽑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민간 시행자와 토지주 등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도 이달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예상 물량과 사업별 사전청약 조건 등을 공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신규택지, 사전청약 확대 등을 이달 중 발표하면 공급 정책의 지속적이면서도 속도감 있는 추진, 성과 조기 가시화 등의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