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들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난 18일 이문동 이문삼익아파트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이로써 이문삼익아파트는 답십리동 신답극동아파트에 이어 동대문구에서 두 번째로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아파트가 됐다. 올해 2월 주민들에게 리모델링 동의서를 받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문삼익아파트는 올해로 준공 25년 차를 맞았다. 조합은 수평·별동증축(옆으로 새 건물을 덧대 짓거나 따로 별동을 올리는 방식) 리모델링을 통해 397가구짜리 아파트를 405가구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문삼익아파트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는 용적률 때문이다. 이 아파트 용적률은 397%로 용도지역 상한선(250%)을 훌쩍 넘겼다. 재건축을 하면 오히려 단지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리모델링은 용도지역 규제와 상관없이 아파트 전용면적을 30%~40%까지 증축할 수 있다. 이문삼익아파트도 용적률을 549%까지 높이려고 계획 중이다. 또 리모델링은 사업 가능 연한이 15년으로 재건축(30년)보다 짧고, 안전진단 기준도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사업 시행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문삼익아파트 리모델링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과 안전진단, 건축 심의 등을 앞두고 있다”며 “오는 2024년 이주를 시작해 2027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리모델링 1호 아파트인 답십리동 신답극동아파트도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난달 신답극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이 단지는 내년까지 이주를 마치고 수평증축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현재 225가구인 신답극동아파트는 254가구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동대문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동대문구 내에 있는 144개 아파트 중 준공된 지 15년이 넘은 아파트는 94곳(65%)에 달한다. 이 중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단지는 두 곳뿐이다. 당장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한 노후 아파트가 속도가 느린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아파트값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문동 이문삼익아파트 전용면적 84㎡형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10억 원이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지난 6월 9억18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두 달 새 8200만 원 올랐다.
지난달 8억6000만 원에 매매됐던 신답극동아파트 전용 53㎡형도 지금은 그보다 1억 원 오른 9억5000만 원까지 호가한다.
이문동 S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집값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