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끝낸 재건축·재개발 조합, 1년 내 해산 의무화

입력 2021-08-24 11:25수정 2021-08-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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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사업을 끝낸 뒤 1년 이내에 해산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겨울철 건물 철거와 퇴거도 제한된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사업을 끝낸 뒤 1년 이내에 해산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사업 수주를 위해 조합에 제안하는 각종 편법적인 내용도 법으로 금지된다.

24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준공 후 소유권 이전고시까지 마무리한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1년 안에 조합 총회를 거쳐 해산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도정법에는 조합 해산과 관련한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정비사업 조합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해산 시기를 늦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조합자금(청산금)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고 조합원 간 갈등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현재 준공 후 1년 이상 해산 혹은 청산하지 않고 있는 조합은 서울에 103곳, 경기와 부산에 각각 35곳, 17곳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서울 강동구 A조합의 경우 2016년 준공 이후 최근까지 649억 원의 잔여 예산을 보유한 채 해산하지 않고 있다. 이 조합은 조합 임원의 과도한 성과급, 퇴직금 인상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같은 해 준공한 서울 서초구 B아파트 조합도 잔여 예산이 4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조합 해산이 원칙적으로 의무화되는 만큼 미해산·청산 조합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조합에 제안하는 각종 편법적인 내용도 법으로 금지된다.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에선 시공사가 분양가 보장과 임대주택 제로, 분담금 유예 등의 각종 시장 교란성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합은 재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다시 뽑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공사의 분양가상한제 회피, 재건축부담금 대납, 임대주택 제로 등의 제안은 도정법 위반이 된다. 이미 국토부 고시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법으로 명문화해 강제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세입자의 내몰림을 막기 위해 동절기에는 건물 철거는 물론 주민 퇴거도 불가능하게 된다.

천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이익은 소수의 조합 임원이나 건설사가 아닌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라며 "정비사업 관련 불법·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사업 추진 과정을 더 투명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정비사업 추진위원장이나 사업 시행자가 자금을 차입할 때 자금 차입의 금액과 방법, 상환 방법 등을 미리 지자체에 신고하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사업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자금 차입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을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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