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쳤다" 호가 올려
넉 달 가까이 하락 중인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반등 조짐을 보인다.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이 들어선다는 기대감과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 등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9단지 전용 106㎡형은 지난달 12억4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4월 14억4500만 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실거래가가 11억5000만 원(7월)까지 미끄러졌지만 지난달 다시 1억 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다정동 가온마을12단지 전용 84㎡형은 지난해 12월 11억 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동일 면적이 9억2000만 원(8월)에 팔렸다. 하지만 현재 호가는 11억 원 안팎까지 올라 있다.
다정동 A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한동안 조정된 뒤 최근 한두 건씩 거래가 성사됐고, 이에 집주인들의 호가가 슬금슬금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행정수도 완성론에 힘입어 급등세를 타다가 올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역대급 상승장에 대한 피로감과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세금 부담, 입주물량 증가 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셋째 주(17일 기준·-0.10%)부터 3개월 넘게 약세를 보이고, 전셋값은 19주 연속 미끄러졌다.
그러나 8월 둘째 주(9일 기준) 0.15%까지 떨어지던 아파트값은 지난주(8월 30일 기준) -0.01%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아파트 전셋값도 0.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20주 만에 상승전환했다.
이는 최근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한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종 분원 설치가 현실화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더라도 일단 행정수도 완성에 한발 다가섰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소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8000가구를 밑돈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이 내년 급감하는 것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세종시에는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4000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내년 입주물량이 3000가구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악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담동 D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어느 정도 빠지면서 매도에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높이는 분위기"라며 "입주물량이 내년에는 크게 줄어드는 데다 집값이 3개월 이상 조정받으면서 바닥을 쳤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해 나올 개발 공약에 이 일대 집값이 다시 들썩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