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과열조짐…호가 1억 껑충
대출규제에도 집값 상승 불가피
경기 화성시와 의왕시 아파트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정부의 신규택지 지정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설 가능성 등 개발 호재가 이 일대 주택시장을 들쑤시면서 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에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와 실거래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40% 상승했다. 2012년 5월 주간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 무려 4주간 이어졌다.
상승세를 주도하는 곳은 주로 경기도 서남부 지역이다. 경기 화성시가 0.79%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오산·평택시가 나란히 0.76%씩 올랐다. 의왕시도 0.70% 뛰었다. 특히 화성시는 한 주 만에 상승폭이 0.12%포인트(P)나 확대됐다. 작년 3월 셋째 주(16일 기준·0.91%)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주 연속 오름폭이 꺾이던 안산시도 이번 주 0.44%로 오름폭을 키웠다.
이 일대 집값이 들썩이는 것은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3차 신규택지 영향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기 의왕·군포·안산지구 일대에 4만1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이번 신규택지 발표의 골자였다. 수원역에서 약 5km 서측에 있는 미개발지역 화성봉담3지구에 1만7000가구(229만㎡규모)를 공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화성시 봉담읍 봉담베스트빌 전용 84㎡형은 이달 7일 2억8000만 원에 팔렸다. 종전 신고가(5월·2억 원)보다 8000만 원 비싼 가격이다. 올해 초 실거래가(1억3000만~1억8000만 원)와의 차이는 최고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연초 실거래가가 1억8000만 원을 밑돌던 신일우남클래식타운 전용 59㎡형도 이달 8일 3억 원에 팔렸다. 지난 7월 6억18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봉담 센트롤 푸르지오의 동일면적 매물 호가는 최고 7억3000만 원에 달한다.
봉담읍 일대 A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는 지난 4월부터 신분당선 연장(호매실~봉담) 호재로 집값이 많이 뛴 상황인데 이번 신규택지 지정까지 더해져 시세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의왕시 일대 주택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가 신규택지 조성에 GTX-C노선 신설까지 기정사실화 한 영향이다. 사실상 겹경사인 셈이다.
호가는 무섭게 치솟았다. 당초 10억 원에 매수자를 대기하던 의왕삼동파크푸르지오 전용 84㎡형 매물은 개발 호재가 전해진 뒤 호가가 11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인덕원센트럴자이 동일면적 매물도 약 5000만 원가량 호가가 올랐다. 의왕역 일대 B공인 관계자는 "거래는 뜸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매수자들의 전화 문의가 빗발쳤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11.7에서 이번 주 112.1로 오르며 2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이 106.5→107.2, 경기는 114.0→114.1로 올랐다.
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가라앉히기 위해 대출을 바짝 조이고, 기준금리까지 올렸지만 이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데에는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광역교통망, 신도시 개발사업은 인근 지역에 개발 호재로 인식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집값 상승이 현재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간의 급등세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다. 장재현 리얼투제이 리서치팀장은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탈서울 이주 수요가 늘고, 여기에 GTX와 택지 개발 기대감이 더해져 매수 심리가 강해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신규택지 입주까지 8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GTX 완공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