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에 아베 측근 대거 기용, 한일 관계 경색 우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기시다는 4일 오후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시행되는 지명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의 뒤를 이어 제100대 총리로 선출된다.
하원 격인 중의원에선 전체 465석 중 가결 기준인 과반을 웃도는 275석(65.4%)을 자민ㆍ공명 연립 여당이 차지하고 있다. 상원 격인 참의원도 여당 의석이 전체(245석)의 과반인 139석(56.7%)이라 양원에서 기시다의 총리 지명이 확실한 상황이다.
기시다는 지명선거가 끝난 뒤 연정 상대인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만나 연립내각 구성을 협의하고 조각본부를 설치한다. 이어 신임 관방장관이 새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한다. 이후 기시다는 새 각료들과 함께 나루히토 일왕에게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에 참석한 뒤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시킨다.
기시다 내각은 아베 신조 정권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관방장관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문부과학상이 내정됐다. 마쓰노는 2012년 미국 지역지에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과 일본 정부 책임을 부정하는 의견 광고를 아베 당시 자민당 총재 등과 함께 낸 인물이다.
경제산업상에는 아베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유임될 전망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유임하는 쪽으로 굳어졌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싸운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은 지방창생담당상을 맡는다.
앞서 1일 단행한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도 아베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가 당 2인자인 간사장에 임명됐다. 아베가 총재 선거 때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이 됐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에서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되지만, 극우 성향 인물이 다수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나아가 아베 정권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를 담아 '한일 관계 경색' 국민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시다는 이달 14일 중의원을 해산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내달 7일 또는 14일에 총선이 시행될 전망이다. 내달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과반 넘는 의석을 차지해 승리하면 기시다는 국회 재지명 선거를 거쳐 제101대 총리로 취임한다. 그러지 못하면 단명 총리로 끝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