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 고숙련 일자리 확보 등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대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 고숙련 일자리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심각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정책 방향과 10대 정책과제를 18일 제시했다.
우리나라 청년층의 실업률은 지난해 9.0%로 전체 평균 실업률(4.0%)의 2.3배 수준이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로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한경연은 이런 상황에서 민간 기업 중심으로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꾸준히 국내 일자리를 늘려왔다. '포춘(Fortune)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국내 기업 중 국내외 임직원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7개사의 일자리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 일자리는 2015년 27만6948명에서 지난해 30만491명으로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일자리는 같은 기간 36만3722명에서 30만2554명으로 16.8% 감소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대기업 수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편이다. 1만 개 기업 중 대기업이 미국은 62개, 독일은 44개, 일본은 39개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9개뿐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렇게 대기업이 적은 이유는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추가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총 275개의 규제가 적용된다"며 "기업이 커진다는 이유로 규제가 늘어나는 시스템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칙 허용 시스템 도입' 등 3대 규제 원칙 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일자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진단하고, 고숙련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 일자리가 줄고 국내 일자리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해외 기반 제조직은 줄고, 국내 기반 연구개발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신성장산업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대학의 입학정원 증가 규제와 같은 핵심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확실성이 높고 대규모 금액이 소요되는 신성장ㆍ원천기술,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만이라도 중견ㆍ대기업도 중소기업 세액공제율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처럼 장수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가업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막대한 조세부담 우려’가 꼽힌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최대 주주 주식 할증 평가 시 60%까지 높아진다.
가업상속공제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효성이 낮다. 일본의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은 55%로 높지만, 2018년 특례사업승계제도를 통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유예하거나 면제시켜주는 등 부담을 낮췄다.
한경연은 안정적인 중소기업도 가업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현행 최고 50%인 상속세율을 25%로 낮추고 연부연납 기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세제 적용대상을 매출 1조 원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공제 한도를 2배로 상향하며, 사후 관리 요건을 완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기업이 청년 신규채용 여력을 늘릴 수 있도록 현재의 노동 규제를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노사 자율적 근로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획일적인 낡은 노동법을 개선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유연한 근로법제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경연은 청년들의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소한 청년실업이 해소될 때까지 고용증대세액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출산ㆍ고령화로 청년들의 짊어져야 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100년 지속 연금개혁 특위를 구성해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청년들도 누릴 수 있는 연금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구직을 포기하고 있고,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청년들이 많다"며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이 많이 나오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용을 할 수 있는 장수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