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달러 자금 막자 새 자금원 찾아 나서
아프간 가상자산지수, 154개국 중 20위...작년은 최하위
IS·탈레반 등 활동 자금으로 유입 우려도
아프간 최대 여성 인권단체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WAW)’의 한 관계자는 18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주부터 가상자산과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통한 기부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등을 현금 대신 기부할 수 있게 하고, 자체적으로 만든 NFT 작품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WAW 관계자는 본지에 “알다시피 가상자산은 규제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아프간 은행들은 완전히 혼란에 빠진 상태로, 우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시민의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여전히 고심 중”이라며 “미국이 자금 조달을 제재하는 가운데 이 같은 조달 방식을 제한적으로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가상자산을 믿고 맡길 파트너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NGO의 가상자산 활용은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제네바본부 관계자도 “현재는 아프간에서 가상자산으로 기부를 받고 있지 않지만, 추후 가능성을 놓고 살피는 중”이라고 본지에 말했다.
실제로 아프간 내 가상자산 거래는 정세가 불안정하던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인애널리시스가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은 올해 글로벌 가상자산채택지수에서 154개국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중동 국가 가운데 1위로, 지난해 최하위에서 크게 반등했다.
체인애널리시스는 “아프간의 전체 거래액은 적지만, 인구와 1인당 구매력 대비 거래량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많은 아프간인이 경제적 불확실 속에서 자금을 보전하기 위해 가상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