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 삼성 견제망 구축…TSMC, 소니와 손잡고 8조원 규모 일본 첫 공장 건설

▲대만 신주에 있는 TSMC 본사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신주/로이터연합뉴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전날 일본 전자기업 소니와 공동으로 일본 내 첫 반도체 공장을 구마모토현에 건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 내셔널리즘(기술 민족주의)’ 속에서 소니와 TSMC가 손을 맞잡으면서 경쟁사인 삼성에 대한 견제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내 신공장 계획은 웨이저자 TSMC 총재가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때 간략히 밝힌 바 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소니가 공동 주주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설비투자액은 약 70억 달러(약 8조2656억 원)로, 소니는 공장을 운영하는 합작회사에 5억 달러를 출자한다. 주식의 과반수는 TSMC가 보유하고 경영권을 지닌다. 소니는 반도체 자회사인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이 20% 미만의 합작사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오는 2024년 말까지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신공장을 통해 약 15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월간 생산능력은 300mm 웨이퍼 환산으로 4만5000장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도 공장 정비비의 절반 정도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보조금의 틀을 만드는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수급 압박 시 증산 요청에 응하는 것과 일본에 대한 우선 공급 등을 조건으로 한다. 관련 개정 법안은 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원의 틀이 정해지면 TSMC에 최대 수천억 엔의 보조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니의 출자에 삼성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일본과 대만의 협력을 통해 맹추격하는 한국 삼성전자에 대항하고, 스마트폰용에 이어 성장하는 차량용 센서로의 점유율 획득을 목표로 한다”고 풀이했다. 미즈호증권의 나카네 야스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쟁 중인 삼성전자도 로직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니와 TSMC의 관계 강화는 그 의의가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