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결의했던 마오쩌둥·덩샤오핑, 죽을 때까지 전권 장악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강조
전 세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립구도 진입 가능성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마오쩌둥 반열에 올리는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3연임을 넘어 종신 집권의 길을 터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는 베이징에서 '당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의결하며 나흘간 비공개로 진행했던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6중 전회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 당 중앙위원과 군과 지방 간부 등 400여 명이 총출동했다.
역사결의는 중국 공산당 내에서 중대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역사결의는 지금까지 1945년과 1981년 두 번밖에 없었다. 중국 내 공산주의 체제를 수립한 마오쩌둥과 개혁개방 노선을 통해 중국의 경제 발전을 주도한 덩샤오핑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역사결의를 통해 공산당 전권을 장악, 숨을 거둘 때까지 공산당 내 권력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3번째 연임은 40년 만의 첫 역사결의를 통해 더 확실해진 것은 물론 종신 집권으로 향할 가능성 또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시 주석은 2018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에 대한 헌법 조항을 삭제해 초장기 집권 길을 열어놨다. 시진핑 주석 이전의 지도자들은 2번의 5년 임기 또는 68세라는 나이 제한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올해 68세인 시 주석의 2번째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역사 결의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의 결과를 집약한 공보에서 2012년 시진핑의 총서기 취임 이래 9년간의 업적과 마오쩌둥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까지의 약 90년을 비슷한 분량으로 정리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중앙위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역사적인 성과를 올리고 역사적 변혁을 일으켰다"고 평가하며 '공동부유'와 '자립 자강' 등의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공산당이 이번 역사 결의에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색채를 줄이는 대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과 '공동부유'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세계가 다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대립하는 시대에 다시 돌아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기조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냉전 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면서 지정학적 소그룹이라는 용어로 미국이 영국과 호주와 함께 새로 결성한 오커스(AUKUS) 등 미국의 동맹 강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미·중이 신냉전으로 가고 있고 충돌로 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공산당 중앙위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내년 하반기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당 대회는 5년 임기의 지도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이번 6중전회는 시진핑 3연임 임기를 공식 인정할 것으로 예상하는 내년 당 대회에서 리더십 개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 주석의 연임에 도전할 인물은 사실상 없다. 시 주석은 지난 10년간 부패 척결운동을 통해 경쟁자들을 끌어내리는 작업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