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앞두고 뿔난 한국노총 달래기…패스트트랙까지 거론하며 관철 의지
한국노총 "집권 후 달콤한 공약 100가지보다 즉각 실천이 중요"
이재명 "정기국회 안에 패스트트랙 동원해서라도 통과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2일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의지를 밝혔다. 정기국회 내 입법을 주문하며 패스트트랙(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서 노총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노동자가 대표 한 명을 뽑아 수많은 이사 중 1~2명 참여하는 게 무슨 경영에 문제가 되겠나. 외려 투명성을 제고시켜 공공기관은 공적 기능을 해야 하기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정기국회 안에 처리할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야당이 반대하면 패스트트랙을 통해서라도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처리해주면 좋겠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힘 주어 말했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 멤버로서 발언·의결권을 갖는 방식이다. 노동자를 경영의 주체로 여겨 결정권을 주는 제도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기관에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주도로 서울·부산·인천·광주·울산·경기·경남 등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로 노동이사제가 제정돼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서울시에 도입한 이래 확산된 결과다. 이 후보도 경기도지사 시절 산하기관에 도입했다.
그러나 법률상에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가 규정돼있지 않다. 문 대통령이 애초 약속했던 2018년부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임기 말인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이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 후보를 만나 “집권 후 달콤한 공약 100가지보다 현재 위치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즉각적인 행동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쓴소리를 내놓은 배경이다.
때문에 이 후보가 한국노총을 만나 패스트트랙까지 거론하며 노동이사제 도입 관철 의지를 밝힌 건 ‘달래기’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주요 지지층인 노동계의 불신을 불식시키고 지지세를 끌어올려야 해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이사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집권하며 민주당이 약속한 사안이라 이번에 당연히 통과돼야 맞다고 생각한다”며 “원만한 합의를 시도하되 내용이 타당하고 국민이 원하는 일인 만큼 야당이 반대해도 우리가 책임지는 차원에서 패스트트랙을 동원해서라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