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등 5개국이 전략비축유를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기로 했다.
백악관은 발표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운데 적절한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전권을 행사, 타국과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약 3800만 배럴의 비축유 가운데 500만 배럴을 방출할 방침이다. 이 국가의 석유 소비량은 하루 약 400만 배럴로 알려져 있다. 방출한 원유는 인도 국내 소비용으로 현지 정유소에 공급된다. 인도 정부 당국자는 “필요에 따라 추가 비축유의 방출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석유 소비국이 협조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사회 차원에서 공동 비축유 방출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자, 2011년 리비아 내전 이후 10년 만이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이번 방출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주도가 아닌, 다수 국가의 자율적 공조에 따른 첫 행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전략적 비축유 방출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잡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휘발유 가격이 무려 61%나 뛰었다.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경계심을 배경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백악관 당국자들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한정된 대책을 협의해왔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