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개통 7년 만에 '5만 번째 완주자'…"혈압약도 끊었죠"

입력 2021-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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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근 씨(가운데)가 3일 서울 중구 서울서소문로2청사에서 열린 5만 번째 완주자 기념행사에서 기념품을 받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5만 번째 완주자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김충근(70) 씨가 2014년 개통한 지 7년 만에 '서울둘레길 5만 번째 완주자'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둘레길 완주 기념행사'를 열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김 씨에게 서울둘레길 완주인증서와 완주 배지, 기념품을 전달했다. 기념사진도 촬영하면서 대기록의 탄생을 축하했다.

8개 코스, 156.5km로 이뤄진 서울둘레길은 서울시가 2009년 128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최근에는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인증 체계도 정비했다. QR 코드를 찍으면 인증서를 발급받아 시민들이 완주 후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보 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씨는 소속 산악회와 활동하던 중 처음 서울둘레길을 걸었다. 한 번 걸을 때면 14km 정도를 걷는다고 했다. 광주ㆍ전남에서 활동하는 산악회지만 마음 맞는 사람끼리 서울을 찾아 둘레길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는 "건강 관리하고 친선 도모를 위해 산악회에서 시작했다"며 "뱃살도 없어지고 혈압약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그때는 5만 번째 완주자가 됐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완주증 욕심 없이 한 번에 3~4시간 정도 걸었는데 오늘 이렇게 기념품까지 받아서 좋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서울시)

김 씨는 서울둘레길의 매력으로 '다양한 코스'를 꼽았다. 총 8개 △1코스(수락ㆍ불암산) △2코스(용마ㆍ아차산) △3코스(고덕ㆍ일자산) △4코스(대모ㆍ우면산) △5코스(관악ㆍ호암산) △6코스(안양천ㆍ한강) △7코스(봉산ㆍ앵봉산) △8코스(북한ㆍ도봉산)로 이뤄진 덕에 산과 평지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당일 몸 상태와 기분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씨는 "둘레길 회원 중에 산행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산이 껴 있는 곳만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평지도 있고 산도 있는데 몸 상태 맞춰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구역을 표시하는 리본이 훼손된 곳이 있어 초보자들이 길을 헤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둘레길을 나타내는 표시인지,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해 놓은 표시인지 혼란스러운 곳도 종종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보수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정표, 안내판, 우체통 등 안내시설물 정비를 추가 설치하는 안내체계를 정비해 시민들이 서울둘레길을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조처할 방침이다. 일부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에 우회 길도 쉽게 안내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약 1억 원을 들여 차례대로 이정표와 안내판을 정비할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자주 점검해 표시 리본이 훼손돼 있으면 교체하고 다른 지자체와 혼란을 겪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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