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침공하면 경제 제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복하려는 건 나토”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6개월 만에 화상으로 다시 만났다. 이날 회담 주제는 우크라니아 사태였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주둔 병력을 증강시키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회담 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강력한 경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말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나토 동맹국들에 보급품과 자원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2014년에 하지 못한 일들을 이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론한 2014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해 강제 병합했던 일을 뜻한다. 당시 미국은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이젠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에 목소리를 높였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있고 2014년과 2015년 체결한 협정을 파기하기 위한 파괴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또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정복하기 위해 위험한 시도를 하는 건 나토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긴장감 속에 화합의 제스처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마주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조만간 대면하길 원한다고 밝혔고,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이 계속 대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양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해결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 조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삼간 채 대통령이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만 전했다.